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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는 기름진 음식을 조금이라도 먹었다가 살도 엄청나게 찌고 온몸의 혈관이 다 막혀 죽을 것 같은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얼마나 지방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냐면 "고기 많이 먹으면 살찐다" "고기 많이 먹으면 성격 더러워진다" "고기 많이 먹으면 빨리 죽는다" "고기 많이 먹으면 당뇨, 고혈압 온다" 등등 우리가 생각해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비난을 지방에 퍼부었습니다. 이러한 기름진 고기의 충격적인 진실을 알아보겠습니다.
포화지방 식단과 탄수화물 식단
포화지방을 많이 먹으면 혈관이 막힐까?
40년이 흐른 지금은 상황이 약간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당뇨, 고혈압, 뇌졸중 등의 병이 포화 지방의 과도한 섭취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 10년 전부터는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면서 그 추세가 역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의 식사 지침은 너무나 단순한 식이- 심장 가설에 근거해 왔습니다. 총지방 섭취 특히 포화지방을 섭취하면 콜레스테롤 특히 LDL이 증가해서 심근경색 등의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방을 많이 먹으면 혈관이 막힌다는 정말 단순한 논리입니다. 이런 단순한 프레임은 대중을 기만하기 쉽습니다.
2013년 발표된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 심장 학회(ACC)의 공동 지침을 보겠습니다.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면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015년 미국 식사지침 자문위원회(DGAC)에서도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300mg 이하로 제한한다는 이전의 권고안을 삭제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콜레스테롤 섭취량을 하루에 300mg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해 왔지만 이번 지침에는 이 권고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왜냐하면 여러 연구를 통해 콜레스테롤 섭취량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사이에 주목할 만한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방침은 미국 심장협회와 미국 심장학회의 보고서의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콜레스테롤은 과다 섭취를 염려할 영양소가 아닙니다."
콜레스테롤 섭취 한도
여러분들은 의사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까? 미국뿐만 아니라 장수 국가인 일본도 콜레스테롤을 섭취 한도를 없앴습니다. 일본 정부가 5년마다 개정하는 건강 지침서에서 기존의 콜레스테롤 섭취 한도인 성인 남성 750mg 성인 여성 600mg 이하를 최근 삭제했습니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방은 포화 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포화 지방산은 상온에서 고체 상태이지만 불포화 지방산은 상온에서 액체 상태입니다. 불포화 지방산에는 일가, 다가, 불포화 지방산이 있고 이들은 오메가 3, 6, 9에 해당됩니다.
포화 지방의 화학 구조는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직선 구조입니다. 꺾인 부분이 없으니까 차곡차곡 붙어서 덩어리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포화 지방산은 이렇게 꺾인 부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빈 공간이 생길 수 있어 액체 상태가 가능해집니다.
자연에서 나온 가공되지 않은 포화지방은 단백질, 아연, 칼슘, 셀레늄, 마그네슘, 레티놀(비타민A), 비타민D, 비타민B (B1,2,3,5,6,7,9,12)이처럼 많은 영양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특히 비타민 B군과 미네랄이 제일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포화 지방의 섭취가 부족해지면 중요한 필수 물질들이 결핍될 수 있습니다.
지방 탄수화물 섭취와 심혈관 질환 연구
이번에는 연구다운 연구가 무엇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연구는 지방 탄수화물 섭취와 심혈관 질환 및 사망률 연관성입니다. 이 연구는 PURE 연구라고 부르는데 번역하면 "전향적 도시 시골 역학 관찰 연구"입니다.
역학 관찰 연구는 원래 결점이 많은 연구지만 그중에서도 PURE 연구는 수준이 아주 높은 연구였습니다.
하버드대 연구는 미국 내 4개 주 1542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지만 PURE 연구는 호주를 제외한 전 세계 5개 대륙 18개국에서 13만 5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퓨어 연구와 하버드 연구는 연구 방식은 역학 관찰 연구와 동일합니다. 대상 연령은 하버드 연구는 45세에서 65세 사이로 연령 범위가 20년인데 퓨어 연구는 35세에서 70세 사이로 연령 범위가 36년입니다. 관찰 연구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퓨어 연구의 탄수화물 비율 데이터를 보면 하버드 연구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하버드 연구에서는 37~61%로 범위가 24%인데 퓨어 연구는 46~77%로 범위가 31%입니다.
실제 설문지를 작성했던 시기는 1987년에서 1995년 사이인데 이때는 저지방의 전성기였습니다.
탄수화물 비율이 40% 이하인 사람은 단 1%도 없었을 겁니다. 실제 비율과 비교하면 하버드 연구의 데이터는 아주 비현실적입니다.
그런데 퓨어 연구는 시작이 2003년이니까 저지방 대세론이 약간 꺾이기 시작할 때입니다. 개인적으로 비율을 추정하면 하버드 연구 당시에는 최소 50~80%였을 것이고, 퓨어 연구 당시에는 45에 75% 정도였을 겁니다.
즉 퓨어 연구의 데이터가 비율 면에서나 범위 면에서 훨씬 현실적이라는 겁니다. 이런 점도 데이터의 신뢰도가 더 높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